다시 피어나는 인생 2막, 중장년 재취업 훈련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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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2025

 

“철도에서 25년, 배터리 회사에서 5년을 보내고 이제 전기시공사 안전관리책임자로 새 삶을 시작했습니다.” 중장년 퇴직자 서종원(58) 씨의 말은 이제 하나의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폴리텍대학이 손잡고 중장년층의 재취업을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 ‘신중년특화과정’을 대폭 확대하며,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15일, 2025년 ‘신중년특화과정’ 훈련 인원을 기존 2,800명에서 7,500명으로 무려 세 배 가까이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중장년층의 퇴직이 본격화되는 현 시점에서 이들의 기술 전환과 노동시장 복귀를 위한 실효적인 대책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과정은 만 40세 이상 구직자 및 이·전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며, 훈련비 전액 지원은 물론 훈련장려금도 제공된다.

 

이 훈련 과정의 경쟁률은 지난해 2.6:1에 달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50대 이상 훈련생의 비중은 77.4%에 이를 정도로, 그야말로 중장년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전기공사, 공조설비 등 지역 인력 수요를 반영한 실습 중심의 실무 훈련이 특징으로, 짧은 기간 내 기술을 익히고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이 프로그램의 효과는 뚜렷하다. 30년간 연구소에서 안테나를 개발했던 김종성(57) 씨는 퇴직 후 서울정수캠퍼스에서 6개월간 교육을 받은 뒤,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를 취득하고 아파트 시설관리 분야에 재취업했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직업 전환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었다.

 

올해는 특히 5월 1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이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도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집중 훈련이 가능한 1~2개월 단기 과정과 야간·주말 과정이 추가로 개설되며, 직장과 병행이 어려운 구직자도 손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참여 문턱을 낮춰 재직 중인 중장년이나 직무 변경을 희망하는 이들도 수강할 수 있어 그 폭이 더욱 넓어졌다.

 

여기에 ‘중장년 경력지원사업’과의 연계도 강화됐다. 이 사업은 중장년에게 현장 실무 경험을 제공해 직무 전환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참여자에게는 최대 3개월간 월 150만원의 참여 수당이 지급된다. 기업에는 참여자 1인당 월 40만원의 운영비도 지원된다. 올해는 이 사업의 지원 인원도 기존 900명에서 2,000명으로 확대되며, 직업훈련 → 일경험 → 취업으로 이어지는 체계적 지원 시스템이 구축된다.

 

고용노동부 임영미 직업능력정책국장은 “신중년특화과정은 중장년의 숙련과 경험에 새로운 기술을 더해주는 현장 맞춤형 직업훈련”이라며 “다양한 취업지원 서비스와 연계하여, 누구든 ‘일할 맛 나는’ 인생 2막을 열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의 폴리텍대학 캠퍼스 40여 곳에서 이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정수·성남·대전·부산·광주·대구·창원 등 주요 지역을 포함해 전국 어디에서든 참여가 가능하다. 특히 로봇, 반도체, 항공,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와 연계된 특성화 캠퍼스에서도 훈련 과정을 제공해 중장년들의 기술 진입 문턱을 낮추고 있다.

 

 [코리안투데이] 실무형 훈련받는 사진 © 송현주 기자

한편,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로, 중장년층의 고용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고용노동부의 ‘신중년특화과정’ 확대는 단기 처방이 아닌 구조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재취업을 넘어, 중장년 세대가 사회 속에서 경험과 기술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는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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